2009년 5월 11일 월요일

'테너 강학윤 데뷔20주년 기념독창회'를 다녀와서..

조금은 지뿌둥한 하늘색
오후 6시반이 넘어서야 주섬주섬 합창단 시디를 챙겨들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독창회라....
독주회는 기회가 생겨 몇차례 다녀봤지만 독창회는 처음인듯 하다..

시동을 걸고 아이팟을 뒤적거리며 뭘 들을까 고민을 했다..
프로그램을 미리 알아두지 않아 그냥 The Three Tenors 앨범을 골라서 플레이를 시켰다..

첫 곡은 A. Lara 의 Granada..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열정, 한번도 가보지는 못했지만 흡사 눈앞에서 플라맹고가 펼쳐지는 만큼 인상적인 곡이다..

퇴근시간 무렵이여서 그런지 막히는 도시고속도로..
시간이 벌써 7시다..
경성대 램프를 빠져나올무렵 초대권을 두고 온 것이 생각났다..
지독한 건망증.. 역시 3초인가보다 합창단 시디는 챙겨들고 초대권은 책상위에 그대로 뒀으니..
'로하스'에게 문자를 보낸다.. "초대권 없는데.. 흐... 뭐라뭐라뭐라..."
바로 걸려오는 전화... "화환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요?"
역시 운영자의 면모답다... 아무생각없이 카메라만 챙겨들었던 나인데...
뭐.. 너무 화려하지 않게.. 적당한 인사가 될 수 있을 정도라는 짧은 대화로 통화를 끝냈다.. 어느덧 조각공원 쪽...

예상외로 문화회관으로 들어가는 차량이 많다...
입구에서 어떤사람님 일행을 살짝 뵙고 인사 드리고 파킹.. 어랏.. 3층? 오늘 뭐 많이 하나보네.. 시향정기 연주회도 아닌데 왠 3층? 아.. 걷기 귀찮다...
터벅 터벅 혼자 걸어서 도착한 대극장앞.. 순간 헉!!! 이었다.. 4~5줄도 넘게 사람들이 좌석표로 바꾸려고 줄을 서 있다..

'초대권 엄청 뿌려졌나보다...."라는 생각과 동시에 "우와.. 지휘자 쌤 맨파워가 대단하신 걸..." 이란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올랐다

초대권 안가져와서 그냥 1부 패스하고 2부때나 들어가야지 했는데 다행이도 어떤사람님께서 좌석표를 한 장 구해주셨다..

"글을 빌어 다시 한번 쌩유 합니다...^^"

입구에 들어서니 벌써 7시 반.. 어서 들어가라고 재촉한다...
D열 뒤쪽열 어디...적당히 멀긴해도 지휘자쌤 얼굴도 제법 보인다...
시작시간 보다 조금 늦어진 시간 '모짜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서곡' 이 시작된다..

대극장에서는 거의 시향 연주만 들었던 탓인가? 시향보다는 당연하겠지만 일단 조금 적은 편성의 오케스트라가 아담하게 보였다.. 그래도 생각보다 좋은 소리가 들린다...일단 막귀인 나한테는 삑사리만 안나도 다 좋은 소리다...뭐.. 크게 오케스트라에 기대를 안하고 들어서였을 수도 있다...

곡이 끝나고 해설.. 브라브라브라... 뭐라 이야기 하는데.. 분위기 풀어주시느라 노력하시는데 솔직히 나한테는 별로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드디어 기다리던 뮤클합창단 지휘자이시기도 한 테너 강학윤 선생님 등장..

오호.. 포스터 그 머리닷... 또 미용실 원장님의 특별한 터치를 받으셨나보다... 젊어 보이신다... 뭐.. 일단 화면빨 작살이시라고나 할까....

선생님의 독창을 내가 뭐라뭐라 평가할 처지가 아니다..

그냥 초대받아서 좋은 곡 잘 들었고 선생님의 데뷔 20주년 축하 자리에 머릿수 하나 더 보탰다는 사실로 독창회에 대해서는 정리하고 싶다.. 솔직히 그럼 너무 영양가없는 후기일텐데... 뭐.. 일단 한 백만년만에 후기라는 걸 적기 때문에 적는 다는 것만으로도 나름의 노력이라 생각하기에.....

그래도 어떤 곡을 들려주셨는지는 적어야 하지 않을까?

첫번째곡 김연준 / 청산에 살리라..

두번째곡 임긍수 / 그대 창밖에서...

세번째곡 김동진 / 가고파.. 개인적으로 가끔 듣는 가곡이다..뭐.. TV에서도 자주 나오니까..

네번째 곡 한국민요 / 거문도 뱃노래.. 불끈 불끈 주먹도 쥐시며 노래하시던 선생님 모습이 어깨를 함께 들썩이고 싶을만큼 흡입력이 있었던것 같다..

다섯번째 푸치니 / 오페라 토스카 중 '별은 빛나건만'...

그리고는 잠시 경성대학교 음악학부 교수님이시라는 임병원 교수님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Romance No.2 F Major, Op.50

1부 마지막 곡으로는 어랏.. 그라나다네.... 이거 아까 출발할 때 들었는데... *^^*

실은 입장을 정신없이 해서 프로그램을 안사들고 들어왔다.. 그래서 곡도 모르고 앉아있었다..

마지막곡이 그라나다일줄이야.. 이 곡과 오늘 인연인가 보다..

인터미션 시간 잠시 돌아다니다 뮤클합창단 분들도 몇 분 뵙고 인사도 나누고..

동전이 없다는 캔 자판기를 원망하며 소극장앞으로 쪼르르 달려갔으나.. 왠걸. 오늘 캔커피 운은 없나보다... 거기도 동전없음ㅠㅠ

2부의 시작은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의 '까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과 오페레타 '미소의 나라' 중 '그대는 나의 모든것'으로 시작했다.. 보고 적기도 힘들다.. 까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에휴..

뭐.. 곡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그대는 나의 모든것'이란 말이 너무 좋다.. 때가 때여서 그런지.. 철없을 때는 누구를 만나든 그 순간만큼은 저런 느낌이 충만했는데.. 요즘은 누구를 만나도.. 저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세상에 때를 너무 많이 묻혔나보다..

뭐.. 잡설이 길어진다.. 이놈의 글은 항상 간단히로 시작해서 주절거리다 보면.. 전국일주를 한다.. 뭐.. 한번씩 강의 할때는 거의 세계여행수준으로 바뀔때도 많아서 문제이기도 하고..

암튼 또 횡설 수설하셨던 해설자가 나오셨다.. 자기 소개 해야겠다고 하시고는 소개는 안하시고 딴소리 하신다.. 나랑 같은 분류인가 보다.. 3초.... 분명 자기 소개 해야겠다라고 서두에 밝혀놓고.. 이름도 이야기 안한다.. 뭐.. 프로그램 나와있으니 읽어봤지만..

어수선한 분위기 가운데 갑자기 제법 많은 사람이 나온다... 일면 강학윤과 친구들"멜로스 남성앙상블"....

테너와 베이스로 나뉘어 향수를 멋지게 불러내셨다.. 뭐.. 일단 멋있었다.. 뮤클 합창단에도 남성파트가 보강되면 한번쯤 해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놀랐던건.. 각 멤버들의 프로필.. 뭐.. 다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제법 짱짱한 프로필들이다..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어느정도 더 나이를 먹고 저런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생겼다...

Fenstad / Stein Song (우정의노래)라는 곡을 한곡 더하고는 다시 무대는 강학윤 선생님께로 넘어갔다.. 이번에는 소프라노와 함께.. 역시 경성대학교 외래교수등을 하시고 계신다는 소프라노 박미경 선생님께서 강학윤 선생님과 함께 해주신다...

안드레아 보첼리와 사라브라이트만의 환상적인 호흡으로 유명한 'Time to say goodbye' 팝페라적인 느낌으로 듣던 곡과는 사뭇다른 느낌의 곡...뭐.. 길게 표현하기는 어렵다.. 일단은 지식이 짧으므로..

다음곡은 소프라노 박미경 선생님의 독주.. 괴테 '파우스트' 중 '보석의 노래'

또 다시 해설자의 등장.. 두 곡 남았다고 한다... 그리고 손가락으로는 숫자 3을 표시하면서 앵콜은 두세곡 될거란다.. 나름의 힌트를 주는 센스? 쩌업.. 그리고 자기가 나오는게 마지막이라고 그래서 말을 많이 한다 하였다.. 분명 뭔가 많은 말을 했는데 기억나는건.. 선생님을 위해 기립박수 정도 어떨까 하는 이야기....

뭐.. 그렇다고 해설자가 싫다 이런거 절대 아니다... 그냥 오늘은 왠지 해설자의 이야기가 좀 부담스러웠다는 것.. 개인적으로만....

왠지 꼭 잔치집 사회자 분위기.... 뭐.. 그렇다고 하면 그런 셈이기도 하지만...흐흐흐.. 그래도 나름 재치있는 멘트도 빛이 나셨세요.... 부산은 삧나고.. 서울은 빛나고... (오신분들은 아시리라..)

이때쯤 문자가 한 통왔다.. 보통은 전화기 다 꺼두는데.. 오늘은 에스테베즈 대장과 중간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해서 켜놨다..

'부지휘자님도 나왔을 때 한컷 찍어달라...'


조심스레 카메라를 꺼내든다..

공연장에서 카메라를 꺼내드는 건 참 아찔아찔하다.. 내가 아무리 티안내고 주위사람 방해 안하고 찍는다해도

내가 찍는걸 보고 딴 사람들은 막 찍는다.. 특히 공연중 스트로보 번쩍번쩍... 참 난감하다..
그래서 공식적으로 요청받지 않는 한은 요즘엔 공연중 카메라를 꺼내들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 내가 후기가 더 없는 것일수도.. 뭐.. 예전에는 사진으로 대략 때웠는데.. 요즘은 글빨로 후기를 적어야 하니까.. --;

암튼 공연장용 세팅을 미리 해둔덕에.. LCD꺼버리고 셔터소리 잠그고 대략 설정 다 맞춰놓고... 등등등
앵콜곡을 기다린다..

Falvo / '그녀에게 내 말 전해주오' 와 Denza / '푸니쿨리푸니쿨라'를 부르신다... 푸니쿨리 푸니쿨라를 부를때는 다시 등장한 멜로스 앙상블과 호흡을 맞춰내신다.. 멋지다.. 남성 중창.. 나중에 꼭 도전해보리라...

드디어 프로그램의 곡들이 다 끝났다..
카메라를 꺼내들고 피날레를 두어컷 담는다..


옆에 진행하시는 아가씨 등장.. 찍으시면 안되는데요...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네...." 쳇.. 분명 에스테베즈 대장이 양해 구해놨다고 했는데.. 다 전달이 안되나보다.. 민망하다.. 뭐 한두번도 아니지만..나름 요청 받고 찍는건데..

나중에 와서보니 민망함에 대강 찍은 사진이라 맘에 안든다... 부지휘자쌤 사진도 찍었는데 포커스가 나갔다.. 급하게 눌러댔으니..

뭐.. 그렇게 촬영 헤프닝이 끝났고.. 앞서 해설자의 힌트대로 세곡의 앵콜곡을 더 불러주셨다.. 따님을 위해 선택하셨다는 오페라의 유령 삽입곡은 넓고 깊은 부정의 느낌이 그대로 묻어난듯 하다..

그렇게 오늘의 힘든 독창회가 끝이 났다.. 뭐.. 내가 힘들었다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에게...

이말이 기억난다. 그러고보니 해설자가 한말이 제법 머리속에 많이 남네.. 3초 기억력인데..ㅠㅠ

오늘 강학윤 선생님의 데뷔 20주년이 꼭 20년전 독창회 같으시다고.. 그만큼 젊어보이시고 힘이 넘치시는 무대였다...

끝으로 정리하자면 10년후.. 아니 20년 후 30년 후에도 지금처럼 변함없이 더 많은 후진들과 즐겁고 멋지게 노래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무대가 정리된 뒤  인사를 나누실 많은 분들이 계셨지만 뮤클합창단 참석자들을 일일이 손잡아 주시고 사진도 함께 찍어주셨다.

귀하고 감사한 초대 다시한번 인사를 드리며 쓸데없는 잡설이 섞인 후기를 마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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